가족 간에는 생김새뿐만 아니라 체질, 건강 상태도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가족 간의 구강건강에도 보여집니다. 부모에게 있는 구강질환이 자녀에게 생기거나, 부부가 같은 시기에 잇몸병을 앓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 보다 환경적 요인이 구강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합니다.
선천적으로 약한 치아와 잇몸을 가질 수 있지만,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구강 건강이 달라집니다. 어린 시절 구강 관리 습관은 부모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부모의 습관이 자녀의 구강 건강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또 가족은 식습관 등 생활습관이 비슷해 구강질환도 함께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녀는 부모를 보고 배운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의 구강 위생관리 인식 역시 어린 자녀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육아를 주도적으로 담당하는 엄마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다수의 연구 결과를 통해 부모의 구강보건지식에 따라 자녀의 충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에 따르면 엄마의 양치 시간이 3분 이상인 아동에 비해 양치 시간이 1분 이하인 아동이 충치에 걸릴 위험이 2.07배 더 높았습니다. 이처럼 부모의 올바른 구강관리습관은 아이에게 좋은 본보기가 됩니다. 특히 영유아는 성인보다 치아가 약해 충치가 발생하기 쉬운데 어린 시절 충치가 잘 생기는 환경이 조성되면 영구치가 나온 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한 치과 전문가는 "아동기에 발생한 구강질환이 축적돼 청소년기, 성인기 구강건강으로 이어지는 만큼 가족이 함께 구강 위생 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족 구성원은 같은 식사 메뉴를 공유하게 됩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보편화 되면서 가족이 집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매 끼니를 같이 챙겨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당분 함량이 높은 식단을 주로 섭취하고 구강 위생 관리를 소홀하면 가족이 함께 구강 질환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매 끼니를 차려 먹기 힘들다 보니 배달음식이나 가정간편식을 섭취는 경우도 증가합니다. 특히, 기름에 튀긴 음식, 밀가루·설탕이 많이 포함된 음식 등을 자주 섭취하면 구강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이나 당이 높은 음식은 구강의 산성도를 높여 치아 표면을 부식시키고 충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가족의 식습관을 따라가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가족의 식단을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고열량·고지방의 음식 섭취 비중이 높았다면 자연식 위주의 식습관으로 변화를 주어야 합니다. 당근·시금치·파프리카 등 녹황색 채소와 미역·김 등 해조류에는 비타민, 섬유질 등 영양소가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고 치아 세정 효과가 있어 챙겨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을 섭취한 후에는 꼼꼼한 양치질로 구강 내 세균이 쌓이지 않도록 합니다. 양치를 싫어하는 아이는 부모가 함께 양치하며 따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스스로 양치질이 어려운 만 2~6세 영유아는 보호자가 직접 양치를 도와주고, 그 이후에는 아이 스스로 양치하도록 교육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