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이 2020 도쿄 올림픽 양궁 3관왕을 차지한 안산(20) 선수의 헤어스타일 등을 둘러싼 페미니즘 논란을 두고 입을 연 가운데 여러 반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30일 양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스로 빛난 안산 선수와 신나서 갈고리 거는 자들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였습니다. 양 대변인은 "안 선수의 빛나는 성과와 땀방울은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이 논란의 핵심은 남혐 용어 사용에 있고, 래디컬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에 있습니다"고 밝혔습니다.
양 대변인은 "이 논란을 여성 전체에 대한 공격이나 여혐으로 치환하는 것은 그동안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재미를 봐왔던 성역화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어 "래디컬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을 여혐이라 말하기 전에 여성 운동을 한다는 사람이라면 벽화 논란부터 쓴소리하는 게 맞지 않냐"며 이를 선택적 갈고리라고 지적하였습니다.
그러나 양 대변인의 글은 안 선수가 올린 SNS 글이 논란을 자초하였다는 맥락으로 읽힐 수 있어 문제가 되었습니다. 정의당의 장혜영 의원은 오늘(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양 대변인의 이번 사건에 대한 인식이 아주 우려스럽다"며 "안 선수가 남혐 단어를 써서 그렇다는 말로 폭력의 원인을 선수에게 돌리고 있습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이어 장 의원은 "이번 사건의 핵심은 청년 여성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가해진 페미니즘을 빌미 삼은 온라인 폭력이다"라고 강조하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의적으로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휘두르며 동료 여성 시민들을 검열하고 낙인 찍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반박하였습니다. 또한 양 대변인의 선택적 갈고리에 대해 "여성 운동 하는 사람들의 논평 우선순위를 국민의힘 대변인이 정해줘야 하는 줄 알겠다"고 비꼬기도 하였습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반박에 나섰습니다. 진 전 교수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그러니까 애초에 잘못은 안 선수에게 있었다는 것이 핵심이며 여혐을 공격한 남자들의 진의를 이해해 줘야 한다는 소리냐"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는 "이게 공당의 대변인 입에서 나올 소리냐"라며 "외신에 보도까지 돼서 나라 망신을 당한 마당에 공당의 대변인이 그 짓을 변호해 주고 있습니다"며 "여성 혐오를 정치적인 자양분으로 삼는 자들은 적어도 공적 영역에서는 퇴출되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편 양 대변인 역시 같은 날 재차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어떻게 제 글이 안 선수에게 잘못이 있습니다고 읽히냐. 고의로 보고 싶은 것만 보면 곤란하다"고 반박하였습니다. 이어 양 대변인은 "제가 이야기하는 건 이 논점의 발생에서 숏컷만 취사선택하고 여성에 대한 혐오라 치환하는 일부 정치인에 대한 비판이었다"라며 "지금 갈고리를 거는 사람들이 남녀 갈등이 이 지경까지 곪아오는 데게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