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으로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성공했지만 주가는 7만원 박스권 횡보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10만전자’는 커녕 ‘8만전자’ 달성도 어려워지면서 투자자들의 근심만 깊어졌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반기까지 회사의 실적에 대해선 ‘긍정적’이라고 평가하지만 여전히 주가 반등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입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0.63%(500원) 내린 7만8500원에 거래를 마감하였습니다. 주가는 지난 15일 8만선을 소폭 넘긴 이후로 11거래일간 7만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월 고점과 비교하면 주가는 18% 가량 하락하였습니다. 전날 발표한 2분기 호실적 발표에도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는 전날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63조6716억원을, 영업이익이 12조5667억원을 기록하였습니다. 작년에 비해 매출액은 20.21%, 영업이익은 54.26%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2분기 실적은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달 초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61조2813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0조9741억원이었습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어닝서프라이즈에 성공하며, 삼성전자의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9.2% 증가한 129조601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이는 역대 최대 상반기 매출액입니다.
서승연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요 동력인 메모리 반도체는 선단 공정 비중 확대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가 예상된다”면서 “비메모리 반도체는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가격 인상분과 선단 공정 수율 개선에 기반한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이 예상된다”고 말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의 우려는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명 잘나가는 회사들이 그리고 있는 빅픽쳐가 삼성전자에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내년 상반기 업황에 대한 의구심은 미제로 남았고 투자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무언가에 대한 갈증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였습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도 10만원으로 약 5% 하향 제시하였습니다. 삼성증권 연구원도 “수요의 둔화 가능성과 이로 인한 메모리 공급과잉과 가격환경의 하락 전환이라는 우려를 시원하게 해결하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하였습니다.
결국 주가도 지지부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어닝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내년 메모리 시황 불확실성에 기인해 주가가 약세를 기록 중”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그 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존 사업군의 큰 변화가 없는 평범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구체적 계획”이라며 “100조가 넘는 순현금을 적시에 인수합병(M&A)에 투입하는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815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을 찬성한다는 여론 조사가 주가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장열 센터장은 “이 회장의 가석방 가능성이 주가에도 일정 부분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